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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형남 호남호국기념관장, 7월 13일 호남 학도병 출정식을 기념하며
등록일 : 23-07-15조회수 :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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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일 호남 학도병 출정식을 기념하며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늘날 우리가 잘사는 나라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의 덕택일 것이다.

 

가깝게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6·25전쟁에서 폐허가 된 나라의 발전을 위해 피와 땀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 이전에는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와 6·25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한 국가유공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거나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도 6·25전쟁이 일어나자 국방의 의무도 없는 15에서 18세의 어린 학생들이 혈서를 쓰고 자진 입대하여 북한군의 진격을 막아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전남 동부지역 17개교 180 명의 어린 학생들은 기관단체장과 시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전 기념식을 갖고 713일 순천에 있는 부대에 혈서를 쓰고 자진 입대하여 전국 최초로 학도병만으로 구성된 부대를 만들게 된다.

 

이들은 겨우 9일간의 훈련을 받고 722일 전주를 사수하기 위해 화물열차를 타고 출전하였으나 이미 전주가 함락되어 구례로 철수하게 되었고 20를 걸어서 하동 화개장터까지 이동하여 725일 북한군 6사단을 맞아 용감하게 싸웠다.

 

이 전쟁에서 어린 학도병들은 70여 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었고 훗날 지역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2007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유해를 발굴하였다. 그 결과 10구의 학도병 유해가 발굴되었고 전사자 동생이 채혈한 유전자로 신원이 확인된 송원종 학도병만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학도병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현충일이 돌아오면 시골 마을에는 태극기가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학교에서는 종이에 태극기를 그리고 대나무에 매달아 집 대문 왼쪽에 게양하라고 가르치고 배웠다. 지금은 가정마다 태극기가 있어도 국경일이나 현충일에 태극기를 다는 것에 너무나 인색하다.

우리가 이 분들에게 감사하거나 기억하는 일은 그리 멀리 있지 않고 어려운 일도 아니며 경축일이나 기념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도 이 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고 감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역사는 끊임없이 항상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여 다시는 이 땅에 625전쟁과 같은 비극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호남호국기념관에서는 국가유공자의 공훈을 높이 선양하여 국민의 애국심을 함양하고 감사와 기억을 위한 전시와 다양한 전시 연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념관에 관람객들이 많이 방문하여 잊혀지거나 기억하지 못한 역사를 배워 지역 주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국가유공자에게 감사와 기억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특히,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서 젊은 세대에게 이러한 아픈 역사를 교육시켜서 이 땅에 다시는 625전쟁과 같은 비극이 없게 해야 할 것이다.

 

호남호국기념관장 이 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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